20191001 살기에 대한 Tip

 

그 날 서울에 돌아와 친구들과 한 대화는 무엇의 복식경기처럼 간단하지만 엄격한 룰 아래에 진행되었다. 주제와 논점을 벗어나지 않고, 물어본 것에 대답한다는 암묵적인 룰.. 즐거웠고 좀 빡셌다. 갈수록 서로의 시간과 마음과 흥미를 한자리에 모으기 어렵기 때문에 진짜로 이야기를 나누기로 마음 먹으면 이런 식으로 긴박해지는 것 같다.

 

이 날 나눈 살기에 대한 Tip:

나를 돌보려는 마음을 내기 어려울 때는 차라리 어딘가에 나와 마찬가지로 혼자 어려워하고 있을 ‘(나는 아닌데) 나 같은 사람’을 위한 뭔가를 해보겠다고 마음먹으면 좀 낫다는 것. 그런 일은 결국 어딘가에 있을지 모를 그와 나를 잠시라도 구원하고, 운이 좋으면 그 둘을 정말로 만나게 해서 고립이라도 끝나게 할지 모른다는 것. 타인을 ‘인생’이라는 직업, ‘인간으로 살기’라는 동종업계 종사자라는 관점에서 보면 언제나 조금 더 상냥해질 수 있다는 것.

우주를 천천히 떠올려보며 자신이 얼마나 작은지 느끼고 자아를 축소하면 그것이 어쩌면 더 편해지는 방법이겠지만 that's not a way most artists can do it.. so...